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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밥아냐 캬법 _01 케밥이 터키음식이라고?

안녕하세요 ET입니다!
오늘은 이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 한가지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요즘은 이태원에서 서양 음식이나 동남아 음식 뿐만 아니라
 중동 음식도 흔히 찾을 수 있어요. 
중동 음식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나요?


제가 한번 맞춰볼까요?
아마 10명 중 7명은 케밥이라고 말할 것 같네요.
케밥은 고기를 꼬챙이에 꽂아서 불에 구워 이를 빵과 밥, 채소 등에 곁들여 먹는 음식입니다.
네, 케밥은 정말 요즘은 세계 어딜 가도 찾을 수 있는 글로벌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케밥은 중동의 음식이라기 보다는 
'터키'의 음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란에도 이 케밥이 있습니다.
이란인들은 이를 캬법이라고 부르고 کباب이라고 씁니다.

출처: 나무위키 (우리에게 흔한 위 사진 속 케밥은 보통 터키식 케밥입니다.)

이란에 처음 갔을 때, 이란어 선생님께 
캬법(케밥)이 터키 음식이 아니냐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자상하시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화들짝 정색하시며 
캬법(케밥)은 터키 음식이 아니라 
이란, 즉 페르시아에서 처음으로 유래된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기숙사로 돌아가 이 케밥이라는 음식의 유래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보았는데요. 
케밥이라는 음식의 유래는 분명하게 어느 국가인지 밝혀낼 수가 없다고;;;
그리스는 그들의 수블라키가 케밥의 원조다, 
아랍권에서는 그들의 슈와마가 케밥의 원조다, 
터키에서는 본인들의 케밥이 이 음식의 시초다, 
그리고 또 이란에서는 이란의 캬법이 이 원조다라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케밥의 종류로만 따졌을 때는 터키의 케밥이 가장 그 종류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터키가 케밥의 원조국가다! 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터키인들에 의해 케밥이란 음식이 퍼져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케밥이 터키의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터키가 중동에서 가장 서구화된 국가인 점도 이에 한 몫을 하였구요. 

에스파헌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찍은 이란식 캬법, 뼈있는 굽네치킨과 순살치킨, 쿠비데가 보입니다.

아무튼 이 케밥이라는 음식이 어느 나라에서 유래되었든 간에, 
저 ET가 가장 좋아하는 케밥은 뭐니뭐니해도 이란의 '캬법'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케밥이라는 단어 대신 캬법이라는 단어를 쓰도록 할게요!
불만 없으신걸로..

이란의 캬법은 사실 그 종류가 많지는 않습니다. 
일단 육류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바로 닭고기와 양고기입니다. 

닭고기는 뼈가 있는 캬법과 뼈가 없는 순살 캬법이 있습니다.
순살 캬법은 흔히 닭가슴살로 만들어집니다.
이를 '주제캬법'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뼈가 있는 닭고기 캬법은 두가지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그냥 우리나라의 굽네치킨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뼈있는 구운 치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닭날개 구이입니다. 
닭날개만 모아서 굽는 형태이죠. 

양고기 캬법은?
양고기 캬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뼈가 있는 양갈비 '쉬실릭', 뼈 없이 고기를 다져 만든 양고기 너비아니 '쿠비데', 
양의 내장을 구운 내장구이 캬법까지,
사실 닭보다 양을 더 좋아하는 이란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 요리가 정말 다양한 편인데 
이란은 돼지를 안먹는 대신 양고기를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 같네요.
출처: Pinterest (쿠비데 캬법)

이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양 내장 숯불 꼬치구이 전문점. (제 베스트 음식 탑 5 안에 드는 음식입니다)
캬법은 보통 빵과 함께 먹습니다.
이렇게 먹는 빵을 '눈 또는 넌(نان)'이라고 부릅니다. 
인도음식점에 가면 카레와 함께 먹는 빵을 '난'이라고 부르죠? 
이와 참 유사합니다.
이렇게 보면 국가별로 나타나는 언어와 음식과 같은 문화적 연계성이 참 신기합니다.
양갈비 캬법인 쉬실릭도 러시아에서 '샤슬릭'이라는 음식과 아주 비슷합니다.
이란의 '넌' 또한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넌에 대해서도 다음에 자세히 포스팅해드리겠습니다!!

고기와 빵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를 시키면 기호에 따라 밥과 구운 토마토, 허브 등도 함께 먹고는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라버쉬'라고 불리는 빵에 밥과 고기와 구운토마토와 허브를 전부 다 올리고 
상추 쌈 싸먹듯이 먹는 방법이 가장 좋더라구요.
실제로 이란인들이 먹는 방법 중 하나에요!!
라버쉬라는 빵은 쌈싸먹기에 아주 좋은 질감이거든요.
테헤란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학교 식당에서 서툴게 '쿠비데' 캬법을 먹고 있는 저를 보고
한 이란인 친구가 알려준 방법입니다..ㅎ
출처: Pinterest (밥, 구운 토마토, 허브와 함께 나오는 쿠비데. 이 조합을 '첼로캬법'이라고 보통 부릅니다.)


이란에 가셔서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니면 가장 쉽게 보이는 음식점 중 하나가
바로 캬법 전문점입니다.
아니 사실 이란에는 음식점 종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ㅎ
음식점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마당이나 옥상에 숯불을 피워 캬법을 구워먹기도 합니다.
가장 쉽게 보이는 음식이 캬법이기도하고
이란에 다녀와서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음식이 캬법이기도 하죠.
머릿속에 아련하게 떠오르는 숯불향의 양고기 캬법은 정말...

다음 포스팅에서는 캬법을 종류별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란에서는 케밥이 아니고 뭐다? 캬법이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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